2024 Exhibitions

<나무,마음에서 마음으로> 홍시야 회화전
2024. 5. 10. ~ 6. 30.

홍시야의 나무 그림
박은희 (비아아트 대표)

비자림로 확장 공사로 베어진 나무의 밑동을 바라보면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작업실 근처 비자림로를 지날 때마다 화가 홍시야는 나무에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다. ‘누군가는 나무와 숲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100일 동안 100그루의 나무를 그리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첫 100그루의 나무 그림으로 『나무 마음 나무』 책이 2023년 출간되었다. 계속해서 작가는 나무의 초상을 그리는 일을 이어갔다. 인간의 얼굴 초상을 그리듯 나무의 초상화를 그린다. 식물 세밀화나 삽화가 아니라 나무의 태도와 마음, 나무의 에너지와 기운을 담은 그림 100점을 다시 그렸다.

비아아트 전시장 한 벽면에 100개의 나무 초상화가 가득히 숲을 이룬다. 숲을 이룬 나무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 춤추듯, 노래하듯, 힘들지만 인내하는 얼굴, 가지가 잘렸지만 새순을 피우는 나무, 서로 기대어 어루만지는 나무가 보인다. 그림으로 그려진 반려 식물을 누군가에게 입양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나무에 물어봐, 숲에 물어봐”라고 100개의 나무 초상은 우리에게 마음을 다해 전하고 있다. ‘홀로 뿌리내리고 가지 뻗고 잎사귀 떨구는 나무’ ‘알아볼 자 없다고 약해지거나 티 내지 않은 채 안으로 속살을 키워내는 나무’가 여기에 있다.

나무 자체에 대한 전시를 궁리하면서 홍시야의 나무 그림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생명의 순환, 공존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밝고 유쾌하게 그린 그림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무에서 뻗어 나온 작고 동글동글한 동그라미들은 나무가 소곤소곤 불러주는 노래 같기도 하다.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면서 그려진 나무 그림, 숲 그림이 전하는 아름다움과 위로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을 이루는 씨앗인 나무에 겸손하게 다가가 보기를 소망한다.

홍시야 Hong siya
싸이월드 디자인 상품 기획자이자 아트디렉터 활동을 시작으로 광고, 출판, 전시를 통해 개성 넘치는 그림을 선보이는 작가다. 2016년 서울에서의 커리어를 뒤로 하고 자연과 가까운 삶을 찾아 제주로 이주해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과 더불어 싱잉볼, 사운드 드로잉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드러내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전한다. 『나무 마음 나무』는 인간과 나무,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공존하길 꿈꾸며 100그루의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그리고 쓴 책이다.

홍시야 작가 정보

100개의 나무 초상화

100개의 나무 초상이 숲을 이룬다. 나무는 언제나 마음을 다해서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