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Exhibitions
<Now and Here> 수진 와타나옹차이, Sujin Wattanawongchai
2014. 7.25-10.31
수진 와타나옹차이(Sujin Wattanawongchai)의 색은 신비롭다. 흔히 볼 수 없는 듯한 묘한 아름다움이 그의 그림에는 가득하다. 화려한 듯 부드럽다. 태국 방콕 출신인 와타나옹차이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1999년 그의 대학원 졸업 전시회였다. 판화 전공자였지만 회화와 콜라주 작업도 함께 전시하여, 당시 교수와 동료 친구들은 언제 이런 많은 양의 작업을 했는지 놀라워했다. 수업과 아르바이트하는 시간을 빼고는 늘 작업을 했다는 그의 작품은 그 해에 졸업한 다른 학생들의 작품보다 월등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특히, 그의 모노프린트와 나무패널에 아크릴로 그린 회화는 긴 울림으로 남아있다. 그는 졸업과 동시에, 뉴욕으로 이주하여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새로운 도시에서 작가의 시선은 지하철 티켓에 머물렀다. 동시대 환경에 민감한 화가는 뉴욕커들이 쓰고 버린 전철 티켓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뉴욕 거리를 순례하며 주운 티켓을 캔버스에 붙여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었다. 티켓의 검정 마그네틱 부분을 일자로 배열하여 독특한 화면구성을 연출했다.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개찰구에 티켓을 넣는 방향을 표시한 작은 삼각형 화살표와 ‘insert’라는 단어들이 작품에 쓰인 재료가 전철 티켓임을 암시한다. 이 작품들로 자신의 작업실 근처 공간을 임시로 빌려 전시를 열었고, 미국 Fox 뉴스에 ‘매트로 작가’로 소개되었다. 작가는 일상의 오브제, 사람, 시간, 공간, 그리고 사람들의 시공간 이동을 추상 언어로 담담하게 그려냈다. 소소한 재료지만 진실한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다. 방콕으로 돌아온 후에도 이런 유사한 종이 콜라주 작업을 하기도 했다. 작가는 주변 환경을 늘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받은 영감을 작업으로 만들어낸다.
수년간 외국 생활 후, 다시 돌아온 고향 방콕은 어쩌면 그에게는 낯선 타지와 닮았을 것이다. 이방인의 눈으로 도심 속 광고 매체, 미디어, 인터넷의 홍수 속에 갇혀버린 방콕의 이미지는 다양한 문화가 서로 공존하는 거대 도시로 발전해 있었다. 종이 책을 읽거나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대신 인터넷 매체의 글을 읽고, 문자나 이메일로 소통하는 시대로 변해 버린 현실을 작가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한다.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문자인 태국어, 중국어, 영어, 숫자가 서로 뒤섞여 모호함과 진정한 의미 해석에 의문을 던지는 작업을 꾸준히 하였다.
작가는 어릴 적 중국계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국문화에 익숙했고, 방학이 되면 외가댁이 있는 시골 마을에서 태국 시골 생활을 경험하였다. 이 두 문화는 어린 소년에게 다르지만 서로 조화롭게 섞여 하나의 생활방식이 되었다. 다른 문화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삶의 경험으로 체득하였다. 불교국가인 태국에선 남자는 성인이 되기 전 일정 기간 사원에서 수행하는 시간을 가진다. 작가 역시 그랬고 종교와 삶이 분리되지 않는 기도와 수행을 생활 속에서 익히도록 교육받았다. 수천 년간 지속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승려의 불경 소리를 듣는 것은 작가가 좋아하는 일상의 일이다. 작가는 붓다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여러 모습의 붓다를 그리는 대신, 가장 대중적인 불경 구절을 산스크리트 어로 캔버스에 스텐실로 작업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불경 구절을 화면에 반복하여 쓰는 과정이 작가에게는 바로 명상 수행이었다. 그는 고요히 평화롭게 완전한 몰입을 이루어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내면의 울림에 반응하는 작가야말로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겉모습이나 흔히 미술계의 유행을 좇는 작가는 가짜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면의 마음이 ‘yes’라고 답하면 이것이 곧 영감이다. 작가에게 이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 진정한 작업 방식이다. 어떤 다른 것도 이런 영감을 능가할 것은 없다. 작가는 내면에 귀 기울여야 한다. 마음이 전하는 소리에 굴복할 줄 알아야 작가다. 마음속에 많은 생각이 가득하지만, 잘 걸러내어 ‘이것을 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야말로 진짜다. 지식이나 생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에서는 어떤 영감도 느낄 수 없을뿐더러 순수 창작이라 부르기는 더욱 거북하다.
예술은 모든 것에 열려있으며 한계도 없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과 달리 예술은 행복한 감정에 반응한다.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이 시들어버렸다고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사실 꽃 한 송이 자체에 존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마음에서 나온 인식(지각)이다. 정신적, 감정적 반응인 것이다.
지금 행복한가요? 아니면, 행복해지고 싶으세요? 그 답은 바로 우리 마음 안에 있을 것이다. 수진 와타나옹차이 작품 앞에서 스스로 물어보면 어떨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해지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움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Color of Sujin Wattanawongchai is mysterious. His painting is full of secret beauty which is unfamiliar. His color is splendid, however, soft and deep. It was in 1999 when I first saw his art works at his graduation exhibition. Born in Bangkok, Thailand, he continued to study printmaking in the states. Though he specialized in printmaking, he presented his paintings and collage works as well at the show. Being prolific in various mediums, he amazed his professors and colleagues with the great deal of works. As a graduate student and artist, he had to control over his time. I remembered his works more than other graduate students’ works. His monoprints and acrylic paintings on wood panel have remained deeply in my memory. Upon graduation, he moved to New York and continued to work.
New York’s subway tickets captured his eyes. Metro tickets which passengers used and discarded could be found on the streets. Being sensitive to his surroundings, the artist collected and glued the tickets on the canvas. Waste became a new material to him. Black magnetic part of the tickets was arranged in a raw and it made a unique visual composition. When looked closer, we could find small triangles indicating insert direction of the ticket. He did not delete the word, ‘insert’ of the ticket. It is a kind of seek and hide play between the artist and the viewer. He rent a space near his studio and showed these metro paintings. Fox news introduced his metro paintings and interviewed him. He painted our daily objects, people, time, space, and traveled with abstract languages. Trivial things often reflect and influence our life and reality. Returning to Bangkok, he kept making similar collage works. He was always interested in his surroundings and observed them with keen eyes. This inspired him and led him to make distinctive pictures.
After living in America for many years, he might feel alienation as if being a stranger in his hometown, Bangkok. Bangkok has changed into the mega city where different cultures were coexisted. Furthermore, commercial, mass media, and internet have deeply invaded the city. People became more familiar with reading texts on internet space than reading paper printed matters. People got used to sending email and phone messages. This was not the color of Bangkok that the artist remembered. Thai, Chinese, English, and numbers were blended to communicate. The artist continuously questioned on the real meaning of this jumbled condition through his art work.
Having Chinese father, the artist grew up familiar with Chinese culture. At the same time, during school vacation season, he went to the village of his mother side where he could enjoy indigenous Thai life style and environment. These two different cultures, harmoniously coexisted, greatly influenced on the childhood of the artist. In Thailand, young boys enter a Buddhist temple and stay there for a certain period before they become adults. They receive an education; life and religion are not separated. Listening to monk’s chanting, holding a long history of thousands years, is one of his favorite activities. Instead of painting Buddha’s significant postures symbolizing his teaching, Wattanawongchai stenciled the most popular Buddhism phrase in Sanskrit. He repeated writing it. This was meditative practice of asceticism. He confessed that it was a calm peaceful process. His immersion became ‘the void.’
An artist who responds to his inner mind has sincerity. The artist must listen to his own mind. An artist who follows the newest trend in art scene cannot be called a real artist. Inspiration is a response to inner mind. The way of the artist is the way of surrender. He must surrender to his own inner mind. For an artist, listening to inner mind is a real way of working. Nothing can overpower the response to the inner mind. Through the process, the work becomes ‘the real art.’ Inspiration is the most valuable and essential. Art work simply made from the knowledge and ideas cannot inspire the viewer. Furthermore, it cannot be called ‘a creative work.’
Art is open and boundless. Unlike natural science or social science, art reacts to emotion. Beauty is not ‘seeing with eyes’, but ‘feeling with the mind.’ When beautiful flowers wither and die, beauty does not disappear. Beauty does not exist in a beautiful flower itself. Beauty is perception coming from the mind. It is spiritual and emotional response.
Are you happy? Or do you want to be happy? The answer lies in our mind. We are able to feel emotion from mind to mind. Interpretation and explanation are unnecessary in art. Ask yourself: “what kind happiness do I feel through this picture?” Beauty is not in your eyes. It is in your mind.
수진 와타나옹차이 작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