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Exhibitions

<초가는 바로 제주의 아이콘입니다> 김택화, 임석제, 임인식, 임정의
<Choga is the Icon of Jeju> Kim Tekhwa, Lim Seok-Jae, Lim In-Shik, Lim Jeong-Eui
2012. 11.1-2013. 2. 16

비아아트(viaart)가 이제는 사라져 버린 제주도 초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전시를 마련한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도 곳곳의 초가를 고집스럽게 그린 화가 김택화의 회화와 ‘육지인’으로 한국 사진계의 거목인 임석제가 찍은 1950년대 제주의 초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부격인 임인식이 1957년 제주를 일주하며 남긴 빈티지(vintage) 작품, 그리고 그의 아들로서 한국에서 건축 사진 분야를 개척한 임정의의 눈으로 본 제주 초가 사진이 선보인다. 특히 임석제, 임인식, 임정의로 이어진 3대 사진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김택화가 묘사한 제주의 자연과 삶의 공간은 진정한 지역성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무릇 사람이 거주하는 ‘집’은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 ‘섬’ 전체가 화산분출로 형성된 제주는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360 여개의 오름(기생화산)이 섬 곳곳을 덮고 있다. 이 많은 오름은 야트막하게 올라와서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아낸다. 여기에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이 곳곳에 널려있어 예로부터 이 돌로 돌담을 쌓고 집을 짓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돌과 함께 바람이 많아 제주의 옛 조상들은 척박한 자연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이러한 풍토를 가진 제주의 집과 마을은 육지의 그것과 다른 독특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주 민가는 초가집이었다. 이 초가집이 1970년대만 해도 제주의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오름처럼 완만하면서 묵직하게 이은 초가지붕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제주의 마을 풍경이었다. 바람에 맞서기 위해 돌담을 높이 쌓아 밖에서 보면 누런 초가지붕만 살포시 드러나 보였다. 봄이면 돌담 곁에 노란 유채꽃이 피고, 겨울이면 흰 눈이 덮인 초가지붕이야말로 제주다운 풍경이었다.

이런 모습은 ‘새마을 운동’이라는 미명하에 사라져버렸다.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지붕을 개량한 것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산이, 제주의 상징적인 아이콘인 제주 초가가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그 멋을 잃게 된 것이다.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친” 격으로 1980년, 성읍마을이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선정되었다. 문화재로 보존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곳에서 진정한 제주의 초가 풍경은 느낄 수 없다. 성읍마을의 ‘구경하는 집’에 들어가 보면 제주다운 모습과 제주인의 정신이 느껴지기보다는 황량함과 쓸쓸함이 먼저 드는 것은 왜일까? 초가를 보면서 ‘나도 이런 초가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보존과 전수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한옥 학교처럼 초가집 학교가 생겨 관심 있는 사람들이 초가집을 지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어떨까?... 진정한 지역성을 세계화로 연결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일이다.

“고향 산천 속에서 그동안 무수히 스쳐 지나다니면서도 미처 느껴볼 수 없었던 그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아름다움들을 손이 닿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표현해 보았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그리면 그릴수록 조그마하게만 생각되던 섬 덩어리가 이토록 거대하고 무한한 것의 놀라움에 가슴 설렐 뿐이다.”라고 김택화 화가는 고백하였다. 진정한 지역성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며, 과연 무엇이 시대를 뛰어넘어 후대까지 이어갈 가치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Via Art opens an exhibition to remind people about the value of the lost treasure: Jeju thatched houses. The works of the Jeju local painter, Kim Tekhwa, who faithfully painted the thatched houses around Jeju; established photographers from the mainland, Lim Seok-Jae, took photos of these thatched houses in 1950s Jeju; 1957 vintage works of the famed documentary photographer, Lim In-Shik; and lastly, pictures of Jeju thatched house by Lm’s son, Lim Jeong-Eui, one of the founding architecture photos are shown at the exhibition. This is the first exhibition of photography of the 3 generations in the same space. Kim Tekhwa’s translation of the nature and living space of Jeju makes a thoughtful addition to the exhibition.

House, occupied by a person, is under the influence of the nature. Jeju is a volcanic island with Mount Halla at its center, surrounded by over 360 “Oreums” (parasitic volcanoes) around the island. These oreums make beautiful curves in Jeju scenery. Big lava rocks with air pocket holes are all over the island, which were used to build houses and stonewalls. Jeju natives had to find a wise solution to deal with the strong wind and rocky environment, and it made ways for its houses to have the unique characteristics.

Jeju folk houses are thatched houses. It was the common housing up until 1970s in Jeju. They were part of scenic views of Jeju, sitting closely together to make curvy lines, resembling the oreums. One could see the warm straw roofs peaking above stonewall. Yellow canola flowers were leaning against stonewall in spring, and in winter, it was the most Jeju-like scene to see the snow covered thatched houses.

These scenes began to disappear with the ‘New Town Movement.’ They peeled off the straw roofs and began to replace them with slates. The beautiful natural assets and iconic symbols of Jeju were being erased under the justification of ‘modernization’. In 1980, as a belated solution, the town of Seongeup was designated as the traditional landmark, and in 1984, as the national treasure landmark. The decision was a relief, but the deep essence of the Jeju thatched house is hard to feel again. The ‘show house’ of the Seoneup traditional village overcomes the visitor with the feelings of emptiness and desolation rather than the spirit of Jeju. Walking through the thatched house, one must question, ‘is there a way to preserve these houses to make the viewer want to live in the same house?’, ‘how about a school where people could learn how to make thatched house, like those traditional Korean house school?’ Someone should consider how to make a global trend out of something significantly local.

“I spent my life time walking through the mountains and streams, expressing as much simple beauty as possible through my life, but nothing makes my heart beat faster than this little island with endless awe and eternal nature” said the painter, Kim Tekhwa. It leaves such am impression, about the greatness of the simple ‘local’ life, and what to leave behind that would endure the time and generation.

해안가마을 | 김택화, 1984

바닷가 태풍 | 김택화, 2005

촌로 | 김택화, 1989

산방산 | 김택화, 1986

한라산과 초가집 아이들 | 임석제, 1955

초가와 나무 | 임인식, 1957

제주 김녕 바닷가 | 임정의, 1975